이미 오래전 일이므로, 이마트(중국어-이마이더)가 중국에서 고전했던 이유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그리 의미있어 보이진 않는다. 그래도 정드래곤진의 폭주가 요즘 워낙 화제이니.
참고로 나는 중국에서 몇 년 거주한 경험이 있었고 그 때 이마트는 물론 롯데/백화점마트(중국명- 러티엔), 까르푸, 월마트 등 여러 곳을 다녀봤다. 당시 중국엔 전세계 유통 공룡들의 각축장이었다. 롯데나 이마트는 북경이나 상해엔 바로 못 들어가고 비교적 대도시 중 한국인들이 많이 있는 도시에 입점했던 것 같았다.
특히 이마트(중국어로는 이마이더)는 내가 사는 아파트 창으로 건물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에 있었다. 그런데 이마트에 그다지 많이 갔던 기억은 없다. 저기에 살던 때에 내가 자주 가던 대형 마트는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가면 있는 따룽파였다. 나는 이름이 중국어여서 중국 토착 자본이 하는 마트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만계 자본이 하던 곳이었다.
한국 사람인데 이마트 안 가고 왜 따룽파 갔냐고? 그것은 매우 간단했다. 이마트에선 신선식품, 이를 테면 달걀이나 토마토 감자, 고기 같은 신석 먹거리를 안 팔고 죄다 라면, 과자, 휴지, 콜라 같은 것 등 공산품 생활용품만 팔았다. 달걀 몇 개와 감자, 시금치, 수박 등등 이런 것을 사기 위해서 나는 버스까지 타고 따룽파에 주말마다 갔다.
당시 나는 따룽파에서 중국 중산층의 생활물건이나 야채, 과일, 먹거리를 구경하는 재미에 홀딱 빠져 있어서, 비싼 물건, 일제와 한국제를 많이 갖다 놓는 이마트에 관심이 안 갔다. 중국의 야채나 과일, 고기, 두부 같은 신선식품의 종류는 한국의 그것보다 종류가 훨씬 많은 편이다. 여튼 당시부터 이마트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. 이런 상황은 러티엔(롯데)도 비슷했다. 일본계 저스코는 어찌어찌 해서 신선식품을 구비하고 있었으나, 가격이 무지 비쌌고 더 대박인 것은 비싸면서 신선하지도 않았다.
나는 그 때 중국의 야채 판매상들이 담합하여 외국계인 이마트나 롯데에서 물건을 팔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고, 실제 상황은 지금도 알 수가 없다. 반면 상해나 북경에 입성한 까르푸나 월마트(중국명-월마)는 분명 괜찮은 신선식품을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있었다. 비싼 동네에 입점한 터라 가격이 조금 비싸보인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. 그리고 월마와 까르푸는 지금까지도 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. 반면 한국의 이마이더와 러티엔은 몇 년을 근근히 버티다가 비참하게 철수했다. 여기서 반전인 것은 언제나 손님으로 붐볐고 온갖 신선식품을 싼 가격에 팔던 따룽파 역시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. 따룽파는 롯데나 이마트처럼 비참하게 손 털고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, 알리바바 계열의 자본에 점포를 넘기고 중국 시장에서 손을 털었다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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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를 두고 여러 지식인들은 한 마디씩 했다. 어쩌다 최인호TV에 가보니 최 쌤이 정용진의 폭주에 대해 방송을 하고 있었다. 최인호가 이마트가 중국에서 망한 이유에 대한 해설은 이렇다. 최 쌤의 전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. "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이마트가 상품 소싱이니 이런 것을 잘해서 유통업체로 성공한 것은 아니에요." 이건 실제로 유명한 사실이다.
최인호 - 장사는 자리야. 목. 한국에선 선대에서부터 각 도시의 좋은 목은 다 차지해 놓아서 부동산 업으로 반은 이익을 남기고 들어가는 것이 이마트야. (이것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) 정용진이 무슨 최신 유통기법을 하는 게 아니라고. 그런데 이게 중국에선 되겠어? 선대부터 차곡차곡 사놓은 땅이 있냐고? 꽌시를 동원한다고 진짜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냐고? 약아 빠진 삼성 같으면 중국에 들어갔을까?
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유튜브 방송에서 안유화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.
안유화 - 따룽파도 결국 중국에서 못 버티고 알리바바(텐센트?)에 회사 지분을 다 넘겨 버렸습니다. 롯데와 이마트는 중국 공산당한테 진 게 아니에요. 알리바바와 진둥상청 같은 인터넷 판매업체가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시대 정신과 어긋나서 손실을 보고 손을 턴 겁니다. 결국 시대에 진 것이지요.
안유화 교수님이 말은 백화점식 대형마트가 저물어 가는 시대에, 그것도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백화점 스타일로 장사를 하려니 힘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. 근데 정드래곤진은 안유화 님의 지적 같은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? 요즘 하는 모양새를 보면 도저히 그 머리로는 이해를 못 할꺼 같다.
뱀다리) 최인호 쌤은 '멸공'은 그냥 공산당이 싫어요가 아니라, '민주당'이 싫어요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말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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